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저녁경부터 익일 오전 남들 출근하기 직전까지 말똥말똥 깨어있으며 수십명의 눈빛들을 의식하면서 노동을 해보라고 하면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만큼 야근은 남 잘 때 못 잔다는 것부터가 고되니 희소성이 있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끼게 되는 전우애 또한 진하다.
내가 중근이 아닌 야근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대중교통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과거 차 팔고 부산을 떠난거였는데 늘 택시 타고 다닐 순 없으니 지하철 버스 다니는 시간에 맞춰 출퇴근 편하게 하고 싶었던 게 이유 중 하나였으며, 또 다른 이유라면, 이국종 교수가 고생한 중증외상센터처럼,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을 마주하며 갖은 외압에 시달릴 필요도 없고, 경찰이나 119 소방대원들 처럼 만취자나 범죄자 등을 마주할 일도 없어서이다. 그리고 나름 깔끔하고 편리한 환경이라 생각한다.
본 라울선생 같이 밤에 잠없는 히키코모리 스타일에겐 최고는 아닐지언정 최악과는 거리가 멀고, 야근은 평균 시급의 1.5배가 적용되기에 수고에 비해 대우가 나쁜 편은 아니다. 야근에 함께 일하는 백여명 중 30프로 가량은 내 케이스완 달리 두세달마다 계약서를 써야하는 알바 개념인 기간제근로자 인데, 공장하다 망한 사람, 고급 레스토랑 요리사로 일하다 코로나 사태로 실직한 사람 등등 별의별 케이스가 다 존재한다.이 기간제 분들이 오늘 계약서를 다시 쓰게 되는데, 아무쪼록 어려운 시기 다들 별 무리없이 잘 되길 바란다.
나는 너무 노출이 잘 되어있는 사람이라 혹시나 내 몸담은 곳에 누를 끼칠까 염려되어 정확한 직장명은 밝희질 않는다. 다만 늘 사람 손이 많이 요구되는 군대 스타일 비슷한 공공기관이라고만 얘기하고 만다. 아침 다섯시반에 퇴근하여, 근처 사는 기간제 형씨에게 식사 대접하며 나는 나주곰탕을 먹었는데 국물 맛이 괜찮았다. 지난달 스마트폰 커넥츠 어플로 짬짬이 학생들 영어 질문 답해주다 생긴 9만원 가량으로, 힘내시라고 사준 것이었다. 이제 7월이다. 다 함께 힘내는 7월이 되길.
#나주곰탕 #야근 #전우애 #공공기관 #힘내는칠월이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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