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oul's View

미국 유학 중 3년간 일을 하며 경험한 미국 직장 문화

라 울 선생님 2006. 7. 31. 15:23
 

우선 제 글을 베스트로 올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 글에 달린 리플을 보니, 논란의 여지가 꽤 많은 것 같아 미리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가 유학을 하고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개인적으로 직접 체험한 경험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전 유학하기 전에 국내에서 2년 6개월 동안 산업기능요원으로 벤처기업 회사에서 병특을 하며,
직장 생활을 한적이 있고, 컴퓨터 학원에서 조교라는 아르바이트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제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이지, 전체를 다 싸잡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글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글은 단지 제가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니,
민감하게는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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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레건 주 메드포드에서 유학 중인 김재헌입니다.
오늘은 제가 아르바이트 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말씀드려볼까 해서 글을 올립니다.
설레이면서 걱정이 많았던 첫학기가 끝나고, 두번째 학기가 시작 되었을때 우연히 교수님께서
이런 아르바이트 ( 미국에서는 아르바이트 하면 절대 못알아듣고요, 그 대신에 part time job 이라고 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편의상 아르바이트가 더 친숙한 표현이어서, 이렇게 정정하였습니다. )가 있으니,
한번 해보라고 추천을 해주셔서, 한번 지원을 해보았습니다.

부서는 'Instructional Media Center' (미디어 센터) 이며, 처음 인터뷰시에.. 팀장이 컴퓨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그리고 Social ID 는 있는지, 등등을 물어보시더군요. 처음에는 '공부도 바쁜데, 아르바이트는 무슨!?..'
이라고 생각 했지만, 그냥 한번 시도만 해보자 라는 생각에 인터뷰를 응하였고, 그 다음날 부터 바로 일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이렇게 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Full Credit 으로 수업을 듣는 유학생인 경우, 학교 내에서만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참고로 아르바이트는 주당 20시간이 최대이며, Full Timer Faculty (정직원)

은 최대 40 시간입니다. ^^ )

제 상사(?) 라고 하긴 좀.. 그렇고.. 저보다 일찍 들어온 19살 짜리 'Brad' 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저보다 나이가 훨씬
적지만 이 일을 한지가 거의 2년 째가 되어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대충 어떤 일들이 있는지 설명을 해주더군요.
"여기 노란색 태그는 밑에 두고... 컴퓨터 카트는 어디에 있으니 수업 끝나면 이렇게 갖다 놓으면 되고, 캐비넷은 이렇게
열고.. 등등.." 굉장히 많은 설명을 한꺼번에 해주어서 인지, 좀 머리가 아팠지만.. 일을 하면서 부터는, 브레드가 설명한
것들이 무엇인지, 보다 명확히 머릿속에 들어오더군요.
위에서 말한 컴퓨터 카트 세팅, 레마네이딩 (코팅.. 미국에서 코팅이라고 하면 절대! 못알아 듣습니다. ) 등등 잡일을 떠나..
제가 하는 주 업무는 '고스트 캐스트'(서버 사이드용 고스트) 를 이용하여, 고스트 서버에 묶여져 있는 클라이언트 컴퓨터
들을 관리하는 일이었습니다. (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고스트 클라이언트 버전이랑은 많이 틀리죠..^^ )
처음에 개념 조차 몰랐던 나였기에, 어떻게 이용하는지 조차 몰라서.. 무척 헤메었지만.. 친절하신(?) 네트워크 관리자 분께서

저를 위해 강의까지 해주셔서 차츰 차츰 궁금한 점들이 풀리더군요. 클라이언트는 어떻게 붙이는지, 도메인 명은 앞으로 이렇게 해라..
그룹으로 이미지는 어떻게 덤프하며, AI-패키지는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배포하는지... 여기에 덧붙여 서버 관리에 있어 몇가지 조언도
친절하게 해주시더군요. ( 저희 학교 네트워크 관리자, Fred 님께 많은 감사드립니다.^^ )

암튼, 지금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 졸업은 내년 3월 예정입니다. ^^ ), 아르바이트를 하며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었는데요.
한 부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미국의 직장 업무 분위기 라던지.. 문화적인 차이라던지 등등을 직접적으로 경험을 할 수가
있으며, 대충 제가 느꼈던 점을 적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르는 것이 있어 물어볼 때..

*한국: 일 조금만 못해도 막 꾸짖는다. 한번 설명할때 반드시 알아들어야지, 못알아들어서 다시 말해달라고 하면 신경질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물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 미국: 어려운 점이 있으면, 몇번이고 다시 물어봐도 된다. 그리고 귀찮을 정도로 물어봐도 귀찮은 내색을 하지 않지만, 이것이 나의
           능력 평가에는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직원 평가서에 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10점 만점 중에 6이 나왔다. --; 젠장..

 
2. 대략적인 업무 분위기..

*한국: 대체적으로 심각(!)하다. 직장 상사를 주축으로 움직이는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기계적(?)으로 일을 하며, 업무 시간이 끝나도
          분위기 상 계속 남아 있는다. 대부분 업무가 많아, 야간 까지 근무해야 하는데도 수당 조차 못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의 상태( 건강, 집안 일 등등.. )보다는 업무 처리가 무조건 우선이다.
         
* 미국: 농담으로 시작해서 농담으로 끝난다. 절대 심각하지 않게 일을 한다. 주당 40시간만(!) 일한다. 40시간이 넘으면, 왜 40시간 넘게
           일했냐고, 위에서 뭐라고 한다. 하지만, 주어진 프로젝트를 해당 기간에 끝내지 못했을 경우, 이 사람의 업무 평가도는 현저하게
           낮아진다. 물론 프로젝트 할당량은 절대로 초과분량이 아닌, 한사람이 처리하기에 적절한 분량을 준다. 
          
3. 업무 중 실수 했을 때...

* 한국: 잠깐 불러내서,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거나, 그 자리에서 꾸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게 말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정신 차리고 일하라는 말이다. --;

           가끔식은 협박조로 꾸짖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조용히 불려갈 수도 있으니 같은 실수는 되풀이 하지 말자.


* 미국: 실수의 크고 작음을 떠나 일단 웃으면서 이야기 한다. 절대로 심각하게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자기가 반드시 알아듣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모든 일은 자신에게 달려 있고, 자신이 알아서 하면 된다.
           단지, 한번 실수 한 일이 있으면, 두번다시 실수 하지는 말아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면, 가차없이 짤릴 수 있으니 조심하자.

           한국,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도 여러번의 같은 실수는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4. 월차 및 초과수당.

* 한국:  야간 근무는 몇시 이후부터 준다. 라고 못박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야간 수당도 거의 없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한달에 몇번은 월차 낼 수 있지만, 대부분 분위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는 절대(!) 할 수 없다.
            아파도 일단 회사를 나오고 본다. 월차, 연차는 거의 형식적이다.

* 미국: 내가 원하면, 정해진 기간내에 월차는 얼마든지 낼 수 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해서 누구도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월차를 그만큼 이용하였다면, 월차 기간내의 업무 분량은 자기가 정확히 계산하여,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 월차가 그만큼 많을 수록, 자신이 해야 할 일도 동시다발적으로 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어쩔 수 없이 주 40시간 넘게 일을 하였다면, 그 다음달에 자신의 월급에 초과수당이 덧붙여져 나온다.
            ( 하지만, 주 40시간 넘게 일하는 것은 거의 없다. --; 연방법으로 규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

 

5. 점심시간

 

*한국: 미국에서 생활하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식당문화 만큼은 한국이 정말 잘 되어있고, 또 부러워 하는 점이다.

          한국만큼,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음식점이 있는 곳은 참 드물다. 회사에서는 주로 팀끼리 식사를 하러 가며,

          점심때마다, 팀끼리 먹고 싶은 음식점을 골라서 가면 된다. 회사 근처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꽤 많이 있으며,

          입맛대로 골라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미국에서 유학 생활 하면서 가장 그리운 부분중에 하나다.

          중국집이면 중국집, 우동이면 일식집, 분식이면 분식집.. 정말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다양하며, 미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에궁 부럽다.

 

* 미국: 대부분 개인별로 조용히(?) 해결한다. --; 학교 구내 카페테리아에서는 핏자, 도넛, 베이글 등등 간단하게 요기를

           때울 수 있는 먹을 거리가 있으며, 구내 카페테리아를 이용하기 싫다면, 근처 편의점이나 웬디스와 같은 패스트 푸드점을

           주로 이용한다. 보통은 for here 가 아닌 to go를 하여, brown-bag (누런봉투)에 점심을 싸서, 사무실 내에서 간단하게

           해결을 하는 편이 대부분이다. 대개 먹는 것은, 아침엔 주로 커피와 도넛, 그리고 점심땐 페파로니 핏자 2조각 ( 내 보스는

           이 핏자를 Greasy Pizza ( 느끼한 핏자 )라고 부르며, 팀장님이 매우 좋아하시는 음식이다. --; ) 혹은 근처 샌드위치 샵에서

           파는 6인치 짜리 샌드위치를 먹는다. ( 참고로 제가 다니는 학교 옆에는 Yellow Submarine 이 있고, 샌드위치 정말 맛있습니다.

           생각하니 먹고 싶네용. ^^; )

 

6. 학벌

 

* 한국: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특히, 직장인 채용에 있어 학벌은 자신의 월급과 직장생활, 그리고 일처리 평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너무나 중요하다. 직장 생활을 떠나 결혼에서도 학벌이 중요하다. 고졸과 대졸의 차이는 직장인들에게는

          너무나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며, 또한 사회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력서를 넣으면, 고졸보다는 대졸, 지방대보다는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교 출신, 그리고 전문대 보다는 일반 4년제를 선호한다. 한국에서 학벌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 미국: 여기에도 물론 학벌에 대한 차별은 존재한다. 우리 부서에는 마고(Margot) 라는 비서분이 계시는데, 이 분은 AS Degree

           (준학사 학위)를 3개나 갖고 있다고 하지만, 월급은 자신의 위치에서 BA ( 4년제 대학 학위 )만큼은 못미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식의 차별 외에는 우리나라 보다 민감하지는 않다. 학벌보다는, 경력, 그리고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어떤 활동

           을 하였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7. 출, 퇴근 시간

 

* 한국: 칼 같다! 이건 회사의 규율이자, 어기거나 지각하면 엄벌(!)이다. 지하철의 고장이나, 차가 막혀 지각을 할 것 같으면,

            미리 전화를 하여 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장 생활이 힘들어 질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 미국: 처음에 회사 입사를 하면, 자신의 출퇴근 시간의 조율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이전에 언급하였던 대로, 주당 40시간을 채우면

          됨으로, 40시간을 채우되, 출퇴근 시간 조종은 거의 자유다. 예를 들면, 오전 8시 부터 오후 5시 까지 칼같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그날만 오전 10시 부터 오후 7시 까지.. 이런식으로

           시간만 채우면 상관이 없다. 단, 자기가 말한 시간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8. 업무 태도 ( Work Ethic )

 

* 한국: 만약 어떤 사람이 성의 없이 일을 하거나, 일하는 태도가 조금이라도 불량하다면.. 조용한 곳으로 불러낸다음, 꾸짖거나

           다소 심각한 말로 협박(?)을 한다. 아르바이트 동안에는 그 즉시 꾸짖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용히 타이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무섭게 말을 하여, 상대방에게 겁을 주어 태도를 고치려고 한다. --; 대부분, 한국 아르바이트 생들 및 직장인 들은

           이런 것 또한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 미국: 뭐라고 하는 것 보다는, 일단 이 사람의 행동을 지켜본다. 물론 일하는 도중 도중에는 어느정도 눈치는 주나, 직접적으로

           태도를 고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속 지켜봐도 업무 태도가 불량 ( 불법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제 시간에 자신의

           업무를 다 해놓지 않고 논다거나.. 등등.. ) 하면, 어느날 가차 없이 이유를 대고 짤라버린다. --; ( 미국에서는 이런 점이

           무서운 것이다. )

 

9. 커피 자판기 ( 직장인들의 영원한 동반자. --; ) 

 

* 한국: 미국에서 생활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는, 또하나의 너무나 부러운 점입니다. 한국에서 커피자판기..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일부 대학은 100원이며, 비싸면 3백~4백원만 자판기에 넣어도, 뜨겁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즉석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특히,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에게 있어 커피자판기는 영원한 동반자이자 친구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자판기 문화가 너무나 잘

           발달한 곳이기도 합니다.

 

* 미국: 위에서 언급한 대로, 커피자판기는 눈꼽만큼도 찾아 보기가 힘이 듭니다. --; 간혹, 아주 간혹 산호세 애플 컴퓨터 본사와 같은

            대형 회사에 한번 구경할 겸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 80센트 ( 현재 환율로는 대략 800원.. )를 넣으면 작동이 되는

            커피자판기를 보았습니다. 이런 커다란 몇개의 회사를 제외하면,구내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구입하여 마시거나,

            어떤 분들은 아예 집에서 커피 증류기를 갖고 오셔서, 나름대로 돈을 절약하시는 분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커피는 보통 이렇게 카페테리아에서 구입하여 마시거나, 자신의 커피 증류기를 갖고 와서, 직접 커피를 증류하여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

   



오늘은 한번 여기까지 적어볼께요.

다음에 생각나는 점이 있으면 또 적어볼까 합니다. ^^;

그럼.. 주말 잘 보네세요. ^^


* 출처: http://bbs1.worldn.media.daum.net/griffin/do/talk/read?bbsId=W002&articleId=4373&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