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 가건물을 철거하고 울산 병영에 있는 중부 경찰서 3층으로 중대가 이사하였다. 교통 경찰 나가는 고참들도 많았고 열라 하는 일이 많았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형사들을 따라 다녔다. 어느 형사 나보고 울산 빨간 술집들 단속 한다며, 술 취한 척 하고 아무 집에나 들어가라고 하였다. 그래서 들어가서 술 취한 척하고 앉아있었다. 그런데 순간, 형사 봉고가 보이자 가게들이 문을 다 철거하고 꼭꼭 숨어 버렸다. 그 와중에 뻘쭘하게 나는 그 술집 건물 안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이런 덴장. 한 삼십분쯤 그러고 있으니, 그 형사가 와서 상황은 정리되었지만, 아 이건 뭐하는 짓인가,,, 사복입고 밖에 나와 다닌다고 좋은게 아니구나... 그래도 매일매일 이렇게 잠복근무다 뭐다 하며 고생하시는 형사님들이 갑자기 존경스러워졌다.
여름이 다가오자, 물놀이 건 때문에 갑자기 나는 몇명들과 울산 변두리 시골 파출소로 파견되었다. 거기서 거의 처음 입어본 교통 경찰복.. 근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스티커를 끊어야 하는데,, 수많은 위반 차량들 중 어찌 끊으랴? 그래도 주어진 임무라 여기고, 위반 차량 한두대만 골라서, 끊었다.
운전자가 "왜 나만 잡아요?" 하면, 나는 "아저씨는 낚시할 때 바다 물고기 다 잡아요?" 라 대답해 줬다. 그러니 끽 소리 안한다. 대신 나는 오늘 처음이시니, 싼걸로 끊어 드릴테니,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하며 씨익 웃어주었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처세술엔, 때론 많은 융통성이 필요함을 느꼈다.내가 이런 식으로 했던 것은, 운전자들에겐 소액으로 인한 귀찮음으로 인해 다시 생긴 운전시의 경각심과, 고생하는 경찰에 대한 인간미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급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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